데이터 분석 · 2026-09-28

노컨택만 하면 되나요? 1,153명 집계로는 아니었습니다

기다리면 연락이 돌아오는지, 시간이 매달림을 씻어주는지 1,153명 입력값으로 확인했다. 시간은 거의 아무것도 바꾸지 않았고, 크게 갈린 건 이별 사유였다. 이 데이터가 답할 수 없는 것도 함께 적는다.

시간이 지나도 내려오지 않는 차단율 꺾은선 그래프

지난 데이터 글을 올리고 나서 질문을 하나 받았다. 이별은 통보받은 순간 이미 돌이킬 수 없고 시간이 흘러도 무의미한 쪽이 과반인데, 그렇다면 재회하게 되는 가장 흔한 경로는 무엇이냐는 것이었다. 붙잡지 않고 노컨택을 하다가 상대가 어느 날 마음이 바뀌어 연락해 오는 경우냐고.

답해보려고 데이터를 다시 팠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 질문에는 답하지 못했다. 다만 파는 과정에서 나온 것들이 있어서 그걸 먼저 적고, 왜 답할 수 없는지는 마지막에 적는다.

기준은 누적 진단 2,517건, 같은 사람의 재분석을 정리해 사람 단위로 추리면 1,153명이다. 지난 글은 834명 기준이었는데 그 뒤로도 계속 쌓였다.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내용은 없고 입력 항목의 분포만 다룬다.


1. 기다리면 연락이 돌아오는가

이별 후 경과 시간별로 지금 연락 상태를 나눠봤다. 무연락 비율은 1주 이내 69.0%에서 3개월 이상 59.8%로 9%p 줄었다. 줄기는 줄었다.

그런데 같은 구간에서 차단은 반대로 움직였다.

이별 후 경과 시간별, 연락이 막힌 비율
1주 이내17% n=229
1~3주22.5% n=387
1~3개월24.5% n=261
3개월 이상27.5% n=276

재연 진단 1,153명, 2026-03-09 ~ 2026-09-28. 전체 차단과 일부 차단을 합친 값이다.

시간이 흐르는 동안 연락이 돌아온 것이 아니라 막힌 사람이 늘었다. 간간이 연락이 오가는 상태의 비율은 9.0%에서 14.0% 사이를 오갈 뿐, 시간에 따라 늘어나는 방향성이 없었다.

기다림은 그 자체로 아무것도 만들지 않았다. 시간은 조건이지 원인이 아니었다.

2. 시간이 매달림을 씻어주는가

지난 글에서 가장 뚜렷했던 것이 매달림과 차단의 관계였다. 그렇다면 시간이 그것을 희석해주는지가 다음 질문이 된다. 매달린 정도와 경과 시간을 교차해서 차단율을 봤다.

매달린 정도별 차단율 꺾은선 그래프. 거의 안 매달림과 어느 정도는 15에서 23퍼센트 사이에 겹쳐 있고, 심하게 매달림만 21.3퍼센트에서 42.2퍼센트까지 위에서 따로 움직인다.
재연 이용자 1,153명 기준. 아래 두 선은 거의 겹치고, 심하게 매달린 쪽만 위에서 따로 논다.

거의 매달리지 않은 그룹은 14.5%에서 19.5%로 완만하게 올랐다. 어느 정도 매달린 그룹도 16.3%에서 21.1%로 비슷하게 움직였다. 이 두 선은 사실상 겹쳐 있다.

심하게 매달린 그룹만 다르다. 1주 이내에 21.3%였다가 1~3주에 37.2%로 뛰고, 3개월이 지나도 42.2%로 오히려 가장 높다. 시간이 씻어주지 않았다.

이 그림이 말하는 것은 매달림이 지나간 사건이 아니라는 점이다. 상대 쪽에는 아직 남아 있는 상태에 가깝다. 노컨택을 권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시간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 선을 더 올리지 않기 위해서다.

3. 매달리면 연락이 오긴 온다, 다만

매달림이 아무 반응도 못 만드는 것은 아니다. 간간이 연락이 오가는 상태의 비율은 거의 매달리지 않은 쪽이 9.6%, 심하게 매달린 쪽이 13.9%로 4.3%p 높다.

문제는 같은 구간에서 차단이 얼마나 움직이느냐다.

매달린 정도별, 연락이 막힌 비율
거의 안 매달림18.1% n=343
어느 정도 매달림19.8% n=501
심하게 매달림34% n=309

재연 진단 1,153명. 전체 차단과 일부 차단을 합친 값이다.

차단은 18.1%에서 34.0%로 15.9%p 오른다. 연락을 4.3%p 더 얻는 동안 차단은 그 네 배 가까이 늘어난다. 손익이 맞지 않는다.

4. 크게 갈린 것은 이별 사유였다

시간은 네 구간을 다 봐도 뚜렷한 경향이 없었다. 그런데 이별 사유로 나누자 한 번에 12%p가 넘게 벌어졌다.

이별 사유별, 연락이 막힌 비율
잦은 다툼31.1% n=241
신뢰 문제26.4% n=125
성격 차이22% n=305
외부 요인19% n=195
감정 변화18.8% n=287

재연 진단 1,153명. 사유는 진단 당시 본인이 고른 값이다.

잦은 다툼이 31.1%로 가장 높고 감정 변화가 18.8%로 가장 낮다. 신뢰 문제는 차단율이 26.4%로 높으면서 간간이 연락이 오가는 비율도 9.6%로 가장 낮았다. 양쪽이 다 막혀 있는 셈이다.

여기서 사유를 운명처럼 읽으면 안 된다. 이 값은 헤어진 사람이 스스로 고른 항목이고, 같은 이별을 두고도 사람마다 다르게 고른다. 다만 시간보다 훨씬 크게 갈렸다는 사실은 남는다.


이 데이터가 답할 수 없는 것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면, 재회하게 되는 가장 흔한 경로가 무엇이냐는 것이었다. 여기에는 답하지 못한다. 이유를 정확히 적어두는 편이 낫겠다.

첫째, 재연의 데이터는 진단을 넣은 시점의 스냅샷이다. 그 뒤에 재회했는지, 연락이 이어졌는지, 완전히 끝났는지를 추적하지 않는다. 그래서 재회 성공률이라는 숫자 자체가 없다.

둘째, 연락 상태 항목은 지금 어떤 상태인지를 묻는다. 간간이 연락이 오간다고 답한 사람이 끊겼다가 다시 이어진 것인지, 처음부터 계속 이어져온 것인지 구분되지 않는다. 그래서 이 항목을 연락이 재개된 비율처럼 읽으면 틀린다.

실제로 간간이 연락이 오간다고 답한 136명만 따로 뽑아 프로필을 봤더니, 전체 분포와 거의 같았다. 상대가 통보한 경우가 81.6%로 전체 77.0%와 비슷했고, 경과 시간은 네 구간이 23.5%, 25.7%, 25.0%, 25.7%로 거의 정확히 사등분됐다.

기다리다 연락이 온다는 경로가 사실이라면 3개월 이상 구간이 높아야 한다. 그런데 1주 이내와 차이가 없었다.

정리하면 이 데이터는 무엇이 연락을 만드는지는 맞히지 못했고, 무엇이 연락을 막는지만 반복해서 가리켰다. 매달림과 이별 사유가 그것이다.

그래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공식이 없다는 말은 가망이 없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깝다. 시간이 정답이었다면 할 수 있는 일은 기다리는 것뿐이고, 사유가 운명이었다면 이미 결정된 것이다. 그런데 둘 다 아니었다.

이 집계에서 반복해서 움직인 변수는 매달림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이별한 날에 고정된 값이 아니라 그 뒤의 행동으로 계속 갱신되고 있었다. 3개월이 지나도 42.2%였다는 것은 나쁜 소식이지만, 뒤집으면 지금도 그 값을 만들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니 지금 물어야 할 것은 얼마나 기다렸느냐가 아니라, 이별 이후의 시간 동안 상대에게 내가 어떤 사람으로 갱신되어 왔느냐다. 그건 아직 움직일 수 있는 자리에 있다.

내 상황이 이 분포의 어디쯤에 있는지 궁금하다면, 직접 확인해보는 편이 빠르다.

재회 확률 분석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