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연 진단에는 상황을 직접 적는 칸이 있다. 지금까지 996건의 사연이 쌓였다. 그 안에서 어떤 표현이 반복되는지 세어 봤다. 개별 사연은 그대로 싣지 않는다. 여기 있는 것은 어떤 표현이 몇 건에서 나왔는지에 대한 집계뿐이다.
| 미안 | 10.7% n=107 |
|---|---|
| 잘 지내 | 7.6% n=76 |
| 지쳤다 | 6.7% n=67 |
| 마음이 식 | 4.4% n=44 |
| 고마웠다 | 3.8% n=38 |
| 바쁘다 | 2.9% n=29 |
| 나중에 | 2.7% n=27 |
| 좋은 사람 | 2% n=20 |
재연 진단의 자유 입력 996건(중복 제거)에서 키워드 단위로 셌다. 한 사연에 여러 표현이 들어갈 수 있다.
가장 흔한 말은 사과였다
1위는 미안이다. 열 건 중 한 건 이상에서 나온다. 이별을 말하는 쪽이 가장 많이 남기는 말이 사과라는 건, 그 결정이 상대에게도 편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다만 사과는 되돌리겠다는 뜻이 아니다. 여기서 많은 사람이 두 가지를 섞어 읽는다.
2위 잘 지내도 비슷하다. 마무리 인사에 가까운 말인데, 받는 쪽에서는 여지로 읽히기 쉽다. 사연에서 이 말이 나온 뒤 곧바로 연락을 시도했다는 서술이 자주 이어진다.
지쳤다는 다른 종류의 말이다
3위 지쳤다(6.7%)는 앞의 두 말과 결이 다르다. 미안함이나 인사가 아니라 상태 보고다. 이 말이 나온 사연에서는 이별 사유로 잦은 다툼이나 반복된 갈등이 함께 적히는 경우가 많았다.
재연 데이터에서 잦은 다툼으로 헤어진 207명의 평균 재회 지수는 60.1점으로, 신뢰 문제의 53.3점보다 높다. 다툼은 반복된 패턴이라 바꿀 수 있는 쪽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다만 같은 이유로 차단율은 29.0%로 사유 중 가장 높았다. 바꿀 수 있지만, 바꾸기 전까지는 계속 쌓인다.
말의 종류가 적다는 것의 의미
996건의 사연은 전부 다른 이야기다. 그런데 거기서 반복되는 표현은 몇 개 되지 않는다. 이별을 말하는 자리에서 사람들이 쓸 수 있는 말이 그만큼 적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상대가 한 말을 글자 그대로 오래 들여다보는 것은 대체로 소득이 없다. 같은 문장이 수백 명에게서 반복됐다면, 그 문장은 그 사람만의 진심이 아니라 그 상황에서 흔히 나오는 말에 가깝다. 읽어야 할 것은 말보다 그 뒤의 행동이다. 답장 간격, 차단 여부, SNS에서의 변화 같은 것들이다.
상대가 한 말을 백 번 다시 읽어도 새 정보는 나오지 않습니다. 그 뒤에 무엇을 했는지가 훨씬 많은 것을 말해 줍니다.
